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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GO

2019.10.10 ~ 2019.12.31 by Kwon ChulHwa

 

아름다운 것들은 사라진다.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 추한 것들은 아름다움을 힐난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추를 품어 끝내 사라지고 만다. 사라져서 아름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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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철화는 미완한 삶의 과정을 완성의 작품으로 치장하거나 허위의 몸짓으로 으스대지 않는다. 그는 묵묵히 행위한다. 아름다움과 추함을 나누는 잣대를 거듭 가로지르는 삶의 여정에서 자신의 몸짓과 느낌을 자각하는 일. 이를 작업 언어로 승화하는 일. 그러한 행위는 작업자의 절망과 환희가 그려내는 형상이고 불안과 믿음의 결정이다. 나는 그런 일들을, 그런 인간을 예술이라고 부른다. ?

 

최근 두 번의 개인전에서 ‘보디랭귀지’를 표방하며 몸치의 언어로 말을 걸던 화자는 이번 전시에 이르러 춤으로 빚어졌다. 그림과 자신이 빚어내는 탱고를 선보인다. 그리고 번듯한 손을 내밀어 우리에게 탱고를 제안한다. 자신의 언어를 찾고, 대화의 순간을 그려내는 일. 자신의 춤을 찾고, 함께 추는 춤을 상상하는 것. 권철화는 기필코 올라선 지금, 여기, 이 무대 위에 펼쳐질 예측 불가한 소통의 순간을 겸허히 기다린다. 사연과 사연이 만나 사건이 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또 다른 세계가 창조되는 순간을. ?

 

작업을 이루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언어와 무대를 창조하며 그 흔적을 남기는 작업 그 자체의 작품. 보다 더 순결한 자세와 움직임을 연구하며 그가 남긴 흔적을 내 멋대로 기록한다. 그가 내민 손을 잡고 함께 추는 탱고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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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침묵했다. 그리고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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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시간, 억압된 태도, 학습된(어쩌면 세뇌된) 선입견을 거부하고 외계의 언어를 수용해 연대의 결속을 확인하는 순간. 거듭 창조된 저마다의 언어가 함께 춤추는 순간을. ?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세속의 갑옷으로 칠갑하고 무기로 둔갑해 인간을 전쟁터로 끌어낸 폭력의 시대. 자본주의의 풍요가 마음의 풍요를 잠식한 물질의 시대. 인간 스스로 인간을 가린 현혹과 상실의 시대. 그 안에서 자리를 키우는 일에 몰두하는 대신 자기 창조를 멈추지 않는 예술이 있다. 환상과 이성의 사이에서 한 인간이 그려낸 묵묵한 성장이 지금 우리 앞에 놓였다. ?

 

비로소 자신의 무대를 빚어낸 ‘권철화’라는 언어가 춤이 되어 다시 우리에게 손을 건넨다. 그렇다면 이것은 현실일까. ?

 

외면하거나, 판단하거나, 해석하거나, 함께 춤추거나. 우리는 시도하고, 여지없이 실패한다. 이름의 속박을 벗지 못하고 작업으로 수행하는 인간 권철화. 그는 백지로 가장한 암흑 속에 나타나는 영혼을, 미지의 세계에 나타나는 형상을, 우리를 향한 소통의 의지를 다시 꺼낼 것이다. 오늘과는 다른 몸짓으로, 하지만 ‘권철화’라는 이름으로. ?

 

아름다운 것들은 사라진다.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 추한 것들은 아름다움을 힐난하고 아름다운 것은 추를 품어 끝끝내 사라지고 만다. 사라져서 아름다운 것일까. 도대체 어디가 끝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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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심을 거둔다. 대신 바라본다. 저마다의 언어로, 하나의 노래를 합창하며, 모두가 함께 추는 춤으로 일렁이는 자연. 그런 내일을. 독점하는 자의 횡포, 결코 누구도 온전히 갖지 못할 아름다움에 대한 의심과 환멸을 뿌리치고 자신이라는 언어로 승화하는 권철화에게서 나는 희망을 보았다. 그의 작업과 용기에 찬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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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앞에 선다. ?

Let’s T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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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철화의 전시 <TANGO, 2019>에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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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콘크리트

엄홍식

 

 

Beauty fades, and those that fade are beautiful. The ugly criticizes the beauty, and the beauty fades as it embraces the ugly. 

Are they beautiful because they fade away?

 

Kwon Chulhwa neither tries to cover up the incomplete circles of life with completed works nor flaunts pretentious gestures. 

He just moves diligently in silence. To recognize one’s own gestures and feelings during the journey of life that travels between the boundaries of ugliness and beauty. And to sublimate it into a creation. Those deeds are the shapes of the artist’s despair and joy and the crystals of anxiety and faith. I call those deeds, those people, art.

  

From the latest two solo exhibitions, the artist approached the audience with the language of a newbie dancer, under the title of ‘Body Language’. In this exhibition, his language finally creates a dance. The artist unveils the Tango.

Now the artist is gently reaching his hand to us to Tango.

 

To find his own language, to capture the moments of dialogues.To find his own dance and to imagine dancing with another. Now, on this stage, Kwon Chulhwa humbly waits for the accidental moments of contact, the moments when stories meet to become an episode and when one meets the other to create another world. 

 

One’s deed of creating works creates newer self and the works created are the traits of the deed. In my own way, I am writting down the traces of his studies on the innocent attitudes and gestures. I picture myself getting all tangled up with holding his hand.

 

 

 

For a while, I remained silent. And I imagined.

 

I imagined the reassuring moments of the solidarity among us, rejecting the limits of time, inhibited attitudes, learned (or brainwashed) preconceptions and accepting the language of another universe. I imagine the moment when all the recreated languages dancing together.

 

This is the era of violence when the unfinished stories cover themselves with the armor of secularization and turn themselves into weapons that subdue humanity and drag us out to the battlefield. The era of physicality which the abundance of physicality encroaches on the richness of mind. The era of deception and loss which the humanity voluntarily blinded themselves. In this era, we have art. It is a deed of relentlessly recreating oneself instead of obsessing over enlarging its trophy of establishment.

 

Between fantasy and rationality, the artist’s portraits of silent and tireless growth are now in front of us. 

 

The language called “Kwon Chulhwa” now becomes a dance and gives its hands to us once again.

Now, can we believe what we face are real?

 

 

Whether to be ignored, judged, translated or to dance together. We will keep trying and, without a doubt, will fail. Although still struggling with the restraints of his name, the artist rather follows the fate given. He is trying to summon the souls appearing from the dark disguised as a blank surface, shapes from the unknown and our will to communicate with others. In different gestures from today but under the name of “Kwon Chulhwa”.

 

Beauty disappears, and those that fade are beautiful. The ugly criticizes the beauty, and the beauty finally gone as it embraces the ugly. Are they beautiful because they are to be gone? Where is the damn end?

 

I clear away my doubts. Instead, I can see. I see the nature in waves of everyone dancing together in their own language as they sing as one. I see the vision of that new tomorrow. I see hope through Kwon Chulhwa, beyond the violence of the monopoly and beyond the doubt of the beauty that nobody can possess. I praise his work and courage.

 

I now stand in front of him.

Let’s TANGO!

 

Foreword to Kwon Chulhwa’s exhibition <Tango, 2019>

 

STUDIO CONCRETE

Uhm Hong Sik

Oct. 2019

Translated with Kyeong Ryeom Kim